1. 서론

가. 연구 배경

자율 이동 로봇(AMR, Autonomous Mobile Robot) 기술의 발전은 물류, 제조,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로봇의 활용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특히 사람을 따라다니며 작업을 보조하는 ‘추종형 로봇(Following Robot)’은 정형화되지 않은 동적 환경에서 인간과 협업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물품 이송을 넘어, 작업 효율을 극대화하고 작업자의 피로도를 경감하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산업 현장에서 자재 운반의 자동화를 통해 인건비 절감과 핵심 업무 집중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자율주행 로봇의 확산과 함께 안전성 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24년 12월, 인천 송도에서 배달용 자율주행 로봇이 교통 신호를 위반해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로봇이 예측 불가능한 외부 환경에서 완벽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특히 추종형 로봇은 사람과 근접해 이동하며, 동적 하중 변화가 빈번하게 발생하므로 일반적인 자율주행 로봇보다 더 높은 수준의 안전성이 요구된다.

본 연구는 작업자의 제스처를 인식해 별도의 리모컨 없이 제어되는 추종형 로봇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다. 이 로봇은 ‘L pose’ 제스처를 통해 작업자를 인식하고, ‘T pose’로 호출되면 일정한 안전 거리를 유지하며 작업자를 추종한다. 또한 적재물이 있는 경우 ‘U pose’로 플랫폼을 일시 정지시킨 후, 재호출하여 연속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로봇의 판단 알고리즘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되며, 하나는 제스처를 인식해 명령을 수행하는 알고리즘이고, 다른 하나는 작업자와의 거리 및 각도를 계산해 추종하는 알고리즘이다.

이 플랫폼은 가격 경쟁력과 경량화를 동시에 고려하여, 출력이 낮은 소형 인휠모터를 사용하였고, 1인이 손쉽게 운반하고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량 중심의 설계는 적재 하중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관성력 증가에 따른 제동 거리 증가라는 문제를 야기했다. 이는 제동 성능 저하로 이어져, 실제 작업 환경에서 로봇의 안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시중의 다수 추종형 로봇들은 로봇의 물리적 동역학 변수(질량, 관성 모멘트, 제동력 등)를 경로 계획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적재 하중은 변화 폭이 크고 안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려하지 않은 경로 계획은 효율적인 주행을 저해할 뿐 아니라, 충돌 및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적재 하중의 변화는 플랫폼의 질량(m) 및 관성 모멘트(I)를 변화시키며, 이는 물리적으로 로봇의 가속도(a = F/m), 제동 거리(d ∝ v²/a), 그리고 코너링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로봇의 동역학적 특성을 고정된 것으로 가정하고 경로를 계획할 경우, 하중 증가에 따른 성능 저하는 예측 범위를 초과할 수 있으며 특히 긴급 상황에서의 정확한 위치 추정 및 제동 성능 저하는 충돌 방지를 어렵게 만든다. 하중이 증가하면 제동 거리가 급격히 증가하여, 로봇이 예상 경로를 벗어나거나 장애물에 충돌할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기존의 ‘장애물 회피 중심’ 경로 계획 방식을 넘어서, 플랫폼의 실시간 물리적 상태 변화—특히 하중에 따른 동역학 변화—를 반영하는 ‘적응형(adaptive)’ 제어 전략을 통해 긴급 제동 상황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 및 검증하고자 한다.

나. 연구 동향

최근 작업자 인식 및 로봇 협업 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다양한 센서 기반 인식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특히 작업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추적하고 안전한 협업을 구현하기 위한 작업자 추종형 로봇플랫폼은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주로 LiDAR 기반, 레이더 기반, RGB-D 기반의 세 가지 방식으로 구분된다.

LiDAR 기반 기술은 고해상도 3차원 공간 정보를 제공하여 작업자의 위치 추적과 장애물 인식에 뛰어난 성능을 보이며[1][2], 최근에는 저비용 2D-LiDAR와 반사 노이즈 제거 기술 등을 통해 산업 현장 적용성이 높아지고 있다.[3] 그러나 LiDAR는 악천후 환경에서 신호 감쇠 현상이 발생하며, 고성능 센서의 비용과 연산 부담이 여전히 한계로 지적된다.[4]

레이더 기반 기술은 밀리미터파(MMW)를 이용해 조명 변화나 가림 상황에서도 강인한 인식 성능을 제공하며[5], 미세 도플러 신호를 이용한 사람 식별, 레이더-라이다 융합 기반 비가시선 탐지 등이 연구되고 있다.[6] 다만, 낮은 각도 해상도와 포인트 클라우드의 희소성으로 인해 정밀한 형상 인식이나 의미 기반 분류에는 제약이 따른다.

RGB-D 기반 인식 기술은 RGB 영상과 깊이 정보를 동시에 획득할 수 있어 포즈 추정, 행동 인식 등 작업자 중심 분석에 적합하며[7], 딥러닝 기반 경량 모델과 결합해 실시간 인식에도 유리하다[8]. 비록 조명 변화나 반투명 재질에서의 인식 오류 등 한계가 존재하나, 구현 용이성과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실용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본 연구는 RGB-D 기반 인식 기술을 중심으로 실시간 작업자 추종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상용 로봇은 고정된 하중 조건을 전제로 제어 시스템이 설계되어 있으며, 작업 중 발생하는 하중 변화나 예기치 못한 협업 동작에 대해 성능 저하를 감수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는 작업자의 안전성과 로봇의 신뢰성에 잠재적 위협을 가할 수 있으며, 특히 작업자와 로봇과의 거리가 짧은 추종형 플랫폼과 같은 경우, 실시간 하중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어 체계가 요구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RGB-D 기반 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작업자의 위치 및 행동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동적 하중 변화를 제어 시스템에 반영함으로써 제안된 시스템의 성능을 실험적으로 검증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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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LiDAR (MMW) Radar 기반 RGB-D 기반
센서 종류 2D/3D LiDAR Millimeter Wave Radar RGB-D 카메라
장점 ·고정밀 3D 데이터
·정확한 위치 추정 가능 ·조명 변화나 가림에 강인
·속도 정보 추출 가능 ·속도 정보 추출 가능
·색상/깊이 정보
·포즈/행동 분석 적합
단점 ·악천후(비, 안개, 먼지)에 민감
·센서 고가
·고연산 부담 ·각도 해상도 낮음
·형상·정체 구분 어려움 ·조명 조건에 민감
·반사체 깊이 오차 발생
적용 사례 ·실외 작업자 추적
·자율주행 협업 로봇 ·실내/외 사람 감지
·비가시선(NLOS) 환경 인식 ·실내 작업자 포즈 추정
·사람 중심 동작 인식
비용 중~고가 중간 저~중가
실시간성 중간
(고성능 연산 장치 필요) 우수
(희소한 데이터 처리) 우수
(경량 딥러닝 모델 활용)